일본에서 딸기와 PDRN으로 스킨케어 브랜드 만든 롬앤
Oct 17, 2026
롬앤이 일본에서 스킨케어 브랜드를 낸다
롬앤이 2026년 10월 23일, 일본에서 스킨케어 브랜드 'STEP by rom&nd(스텝 바이 롬앤)'를 출시합니다. 판매처는 돈키호테 계열 매장과 아피타, 피아고뿐인 채널 한정 브랜드입니다. 10월 23일은 매장 앞 발매일 기준이며, 판매 시작일은 점포마다 다르고 일부 점포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첫 라인업은 6종 7개 아이템입니다(립 세럼이 2색). 공통 콘셉트 성분은 딸기와 PDRN이고, 키 컬러는 베이비 핑크입니다. 메이크업 루틴을 'CARE STEP(메이크업 전)', 'MAKE-UP STEP(메이크업 중)', 'CLEANSING STEP(메이크업 후)' 3단계로 나눠 제품을 배치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브랜드가 스스로를 "롬앤 메이크업을 더 즐기기 위한 스킨케어"라고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순수 스킨케어 브랜드가 아니라, 롬앤의 메이크업 정체성에 붙어 있는 스킨케어입니다.
그런데 이 출시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롬앤이 일본에서 쌓아온 7년, 모회사의 스킨케어 확장, 그리고 K-색조 브랜드 업계 전체의 흐름이 한 지점에서 만난 결과에 가깝습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롬앤에게 일본은 '본진'이다
롬앤에게 일본은 한국만큼 중요한 시장입니다. 롬앤 사업본부장은 2024년 인터뷰에서 일본을 브랜드의 "본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2021년 일본은 중국을 제치고 롬앤의 1위 수출국이 됐고, 매일경제 보도 기준 2024년 일본 매출은 578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5% 늘었습니다.
틴트로 시작해 '일본 전용 제품'으로
롬앤은 2019년 틴트 제품으로 일본에 진출해 인기를 얻었습니다. 일본 시장을 잘 아는 현지 파트너 한국고려인삼사와 손잡은 것이 행운이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합니다.
이후 롬앤은 일본만을 위한 제품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3월에는 일본 뷰티 인플루언서 약 30명의 의견을 반영한 일본 전용 쿠션 '블룸 인 커버 핏 쿠션'을 냈고, 같은 해 6월 인플루언서 히욘(ひよん)을 브랜드 첫 앰버서더로 기용했습니다.
2024년 일본 Z세대가 고른 1위, 그리고 이후
2024년 롬앤은 일본 10대 대상 조사에서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일부 조사에서는 브랜드 1위, 제품 부문에서는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후에도 순위권 기록은 이어졌습니다. 2025년 상반기 WEGO 한국 계열(韓国界隈) 뷰티 부문 2위(1위 fwee), @cosme 베스트코스메 2025 총합 6위(한올 브로우 카라, ハンオールブロウカラ), LIPS 베스트코스메 2026 상반기 립 부문 츠야상 2위(쥬시 플래시 립 오일, ジューシーフラッシュリップオイル)에 올랐습니다.


조사 | 대상 | 결과 |
시부야 트렌드 리서치 (2024년 1월) | 여고생 100명 | 좋아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1위 (34.3%), 2위 디올 (33.3%) |
WEGO 트렌드 랭킹 (2024년 상반기) | Z세대 | 코스메틱 부문 여고생 1위 |
시부야 조사에서 학생들이 꼽은 이유는 "가격이 적당한데 귀엽다", "저렴한데 예쁘게 꾸며진다(プチプラで盛れる)"였습니다. 귀여움과 가성비가 함께 평가받은 것입니다.
다만 롬앤이 내세우는 정체성은 '귀여움' 자체보다 '코덕(코스메틱 오타쿠)'에 가깝습니다. 5주년 팝업도 "코덕의 집"을 콘셉트로 했고, 꾸준한 SNS 발신과 참여형 콘텐츠로 팬을 쌓아왔다고 회사는 설명합니다. 귀여운 핑크 비주얼, 합리적인 가격, 컬러 전문성이 함께 움직이는 브랜드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채널 전용 브랜드라는 공식: 로손에서 돈키호테로
STEP by rom&nd는 롬앤의 두 번째 일본 채널 전용 브랜드입니다. 첫 번째는 2023년 편의점 로손과 공동개발한 '앤드바이롬앤(&nd by rom&nd)'입니다.


앤드바이롬앤: 편의점에서 사는 미니 롬앤
앤드바이롬앤은 2023년 3월 31일, 미니 사이즈 색조 25종으로 일본 전국 로손 점포(뷰티누리 보도 기준 13,839개)에 출시됐습니다. 발매 3일 만에 약 30만 개가 팔리며 3개월 치 재고를 모두 소진했습니다. 그해 2분기 아이패밀리에스씨의 일본 매출은 73% 늘었습니다.
양쪽의 이해관계도 맞았습니다. 롬앤은 일본 판로를 넓히고 싶었고, 로손은 Z세대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오고 싶었습니다. 한국 여행객이 일본에서 역으로 사오는 제품이 될 만큼 화제가 됐습니다.
앤드바이롬앤도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025년 3월에는 성인 여성을 겨냥한 베이스메이크업 라인 'Greige(그레이지)'를 냈고, 2025년 11월에는 도라야키를 모티프로 한 케이스의 수량 한정 멀티 코스메틱을 냈습니다. 10~20대에서 시작해 연령층을 넓혀간 것입니다.
두 브랜드는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카테고리입니다. 앤드바이롬앤이 "롬앤을 더 가볍게"였다면, STEP은 "롬앤 메이크업의 앞뒤를 채우는 것"입니다. 롬앤은 새 채널에 들어가면서 색조를 반복하지 않고 스킨케어라는 새 카테고리를 들고 갔습니다.
하나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앤드바이롬앤은 로손과의 '공동개발' 브랜드였지만, STEP 보도자료에는 돈키호테와의 공동개발이라는 표현이 없고 '한정 판매'라고만 나옵니다. 두 파트너십이 같은 형태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색조로 신뢰 쌓고 스킨케어 시장으로 : 한국 rdrd, 일본 STEP
STEP은 모회사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두 번째 스킨케어 브랜드입니다. 첫 번째는 8개월 전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2026년 2월, 아이패밀리에스씨는 한국에서 신규 스킨케어 브랜드 'rdrd(알디알디)'를 론칭했습니다. 첫 라인업은 사과 유래 '애플 락토' 라인의 버블 토너 4종과 세럼 4종이며, 글로벌 Z세대를 타깃으로 붉은기 개선 전후 비교 같은 콘텐츠로 효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판매는 공식몰과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시작했습니다.
두 브랜드를 나란히 놓으면 같은 확장을 시장마다 다르게 풀었다는 점이 보입니다.


구분 | rdrd (한국) | STEP by rom&nd (일본) |
출시 | 2026년 2월 | 2026년 10월 |
브랜드 이름 | 롬앤과 별개의 새 이름 | 롬앤 이름을 그대로 사용 |
콘셉트 성분 | 사과 유래 락토 | 딸기, PDRN |
포지셔닝 | 효능 중심 스킨케어 | 롬앤 메이크업을 위한 스킨케어 |
첫 채널 | 공식몰, 올리브영 온라인 | 돈키호테 계열 오프라인 한정 |
한국에서는 롬앤과 거리를 둔 새 브랜드로, 일본에서는 롬앤 이름을 앞세운 서브 브랜드로 나간 것입니다. 일본에서 이미 Z세대 조사 상위권에 오른 롬앤의 인지도와 핑크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가는 편이 신규 브랜드를 처음부터 알리는 것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부분은 회사가 밝힌 이유가 아니라 해석입니다.
최근 실적도 함께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아이패밀리에스씨의 2025년 연간 매출은 약 2,240억 원으로 역대 최고였고, 2026년 2분기 매출은 587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였습니다. 같은 분기 영업이익은 68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85% 늘었습니다. 2분기 신제품 립오일은 100만 개 이상 출고됐고, 일본 메가와리 행사의 상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0% 늘었습니다.
힌스도 같은 길을 걸었다
이는 롬앤만의 전략이 아닙니다. 한국 색조 브랜드 힌스(hince)도 일본에서 "채널 전용 자매 브랜드"를 냈고, 첫 스킨케어는 롬앤보다 먼저 선보였습니다.
패밀리마트 전용 '하나 바이 힌스'

2025년 3월 14일, 힌스는 편의점 패밀리마트와 공동개발한 자매 브랜드 '하나 바이 힌스(hana by hince)'를 전국 약 1만 6천 개 점포에서 순차 출시했습니다. 8종 23개 제품을 680~1,780엔의 미니 사이즈로 구성했습니다. 이름에는 일본어 '하나(꽃)'와 한국어 '하나(하나뿐인)'라는 이중 의미를 담았습니다.
패밀리마트 쪽 사정도 로손과 닮았습니다. FASHIONSNAP 보도에 따르면 패밀리마트가 기존에 취급하던 화장품 구매자의 70%가 30~50대였고, 패밀리마트는 10~20대를 끌어오기 위해 한국 브랜드와 손잡았다고 밝혔습니다. 하나 바이 힌스의 쿠션은 뷰티 잡지 'LDK the Beauty' 2025년 6월호 쿠션 부문 1위에도 올랐습니다.
일본 유통사는 젊은 고객이 필요하고, K-색조 브랜드는 색조 이후의 성장 동력이 필요합니다.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유통사 전용 브랜드"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왜 딸기와 PDRN인가
PDRN은 지금 일본에서 주목받는 성분이고, 딸기는 롬앤이 쌓아온 핑크 세계관의 연장입니다. STEP은 트렌드 성분과 브랜드 이미지를 한 이름에 묶었습니다.
PDRN, 클리닉에서 화장품으로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은 원래 한국 피부과 시술에서 쓰이던 성분입니다. 최근 일반 화장품으로 빠르게 넘어오면서 일본 미디어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 정보 사이트에는 2026년 4월 "올리브영에서 화제인 PDRN 제품 22선" 같은 정리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일본에서 이미 인기가 높은 한국 브랜드도 PDRN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조선미녀(Beauty of Joseon)는 2026년 2월 한국에서 팥 유래 PDRN과 펩타이드를 넣은 모공 탄력 세럼을 냈고, 일본에서는 4월 1일 발매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딸기는 '핑크 롬앤'의 연장
PDRN은 이미 여러 브랜드가 쓰는 성분이라 그것만으로는 차별점이 되기 어렵습니다. STEP의 차별점은 성분보다 세계관에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딸기를 "친근한 모티프"로 고르고, 베이비 핑크와 달콤한 향을 더했다고 설명합니다. 연핑크 툴, PINK OFFICE, 핑크 콜라보로 이어진 롬앤의 일본 비주얼이 스킨케어로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같은 딸기를 쓴 힌스가 '킹스베리'라는 성분 스토리를 앞세웠다면, 롬앤은 딸기를 귀여운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한 셈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
- 초기 판매 반응: 앤드바이롬앤처럼 출시 직후 품절 사례가 나올지, 2024년 돈키호테 입점 때처럼 재고 소진이 길어질지가 첫 신호입니다.
- '메이크업을 위한 스킨케어'가 통할지: 롬앤 팬이 메이크업 전후 루틴까지 롬앤으로 채울지는 미지수입니다.
- 다음 확장: 앤드바이롬앤이 연령층을 넓혔듯 STEP도 라인을 넓힐지, 한국의 rdrd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지켜볼 만합니다.
- 후발 주자 추격: fwee 등 신흥 한국 브랜드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는 상황에서, 스킨케어가 새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참고 출처
STEP by rom&nd
롬앤 일본 활동·실적
Z세대 랭킹
앤드바이롬앤
rdrd·힌스·P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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